SAA×PaTI×가방




팀 이름이 SAA에요. ‘싸’라고 불러야 할 거 같은데 ‘샤’라고 하고. 이름 교통정리 좀 해주세요! 

SAA는 ‘스크린 아트 에이전시(Screen Art Agency)’의 영문 약자에요.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에스 에이 에이’라고 읽어야 하죠. 하지만 편하게 ‘샤’라고 부르면 좋겠어요. 실크스크린 작업에 쓰이는 천 이름이 ‘샤(Sha)’거든요. (웃음) 

‘스크린 아트 에이전시’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어요?

PaTI를 마치고 실무를 하다 보니 디자이너와 업체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보통 디자이너와 작가를 ‘이미지 생산자’라고 정의하고, 이를 전문 기술로 실현하는 존재를 ‘이미지 제작자’라고 정의해 볼게요. 이들 사이에는 사실 보이지 않지만 넓은 간극이 존재해요. 


생산자는 제작 기술에 대한 이해력이 완전하지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있고, 제작자는 생산자의 각종 요구를 비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그래서 생산자와 제작자 간에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열린 태도로 실험하며 좀 더 좋은 작업을 협업할 수 있는 관계를 꿈꾸게 되었어요. SAA가 그런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은 실크스크린을 주로 활용하지만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오프셋 인쇄를 비롯해 동판과 석판 같은 예술적인 기법부터 그라비아, UV 같은 상업적인 부분까지 다루고 싶어서 ‘스크린’이라는 단어를 썼고, 좀 더 실험적이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싶어서 ‘아트’를, 그리고 실제로 제작하지 않더라도 생산자와 제작자를 연결하는 대행사 역할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에이전시'를 붙여서 지금의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현재 SAA는 무슨 일을 주로 하나요?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먼저 ‘이미지 제작자’로서 실크스크린 전문 인쇄 공방을 운영합니다. 디자이너와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로부터 인쇄 의뢰를 받으면 잉크 선택, 용지 선택, 인쇄 방식 등을 컨설팅하고 제작 환경을 대하는 주의사항을 세심히 조율하는 게 주 업무입니다. SAA는 아직 제작에 대한 기초를 몸으로 겪어야 하는 시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본기를 쌓기 위해 제작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이미지 생산자’의 자아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자체적인 작업도 꾸준히 하는 중이고, 이런 태도를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열어요. 



SAA의 실크스크린 워크숍은 PaTI 배우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데요. 배우미는 전문적인 기술로 상업적인 작업을 생산하는 것보다 실험적이고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용기를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실크스크린으로 이미지를 생산할 때는 좋은 이미지에 대한 기준을 완벽함에 두는 걸 권유하지 않아요. 아무런 흠 없이 자기가 생각한 그대로 눈앞에 구현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이죠. 잉크가 지나간 흔적을 남기고 살피면서 ‘지금 여기, 이 순간' 지닐 수 있는 원본성을 고려하며 우연의 힘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의도와 기획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작업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결국 정확한 장비 사용법을 알아야 자기가 정말 원하는 수준으로 작업을 능수능란하게 구현할 수 있을 테니까요. SAA는 ‘이미지 생산자’의 입장에 공감하며 제작 특성과 환경에 대해 지식을 쌓고 앞으로의 제작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워크숍을 통해 배우미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요.